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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ersonal

2011년 04월 20일



그와 나의 생일은 이틀의 간격을 두고 있다. 그 사람의 생일이 먼저, 내 생일이 그 다음. 그래서 우린 종종 그 주 주말을 정해서 같이 생일을 축하하고는 했었다.

그가 없다. 그가 없는 이번 주를 난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몰랐다. 그의 생일이 왔음에 눈물을 펑펑 흘려야 할 지, 내 생일이 다가오고 있음에 설레고 기뻐야 할 지.

그래서 그를 찾아가 보았다. 썰렁하다 못해 얼어붙기까지 할 그 공기가 내 숨통을 틀어막을 듯 달려들었다. 그가 없음이 피부로 느껴지던 그 날, 며칠 밤을 울기만 했던 내 모습이 눈 앞에서 스쳐갈 때 쯤 난 또 다시 평정심을 잃고 슬픔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. 그냥 주저앉아서 입을 틀어막고 울었다. 들어줄 래야 들어줄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들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혼잣말을 지껄였다. 
 
"나 없이도 잘 지내시나요. 나도 이제 그런대로 잘 사는 중이에요. 근데 오늘 이렇게 울기만 할 거였으면 그냥 오지 말 걸 그랬나봐요. 나 내일부터 또 좆같게 변하면 어쩔려고. 그 다음 날은 심지어 내 생일이기까지 한데." 

그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눈물만 뿌려대다가 그 곳을 나왔다. 목석과도 같이 서 있었을 그가 나의 모습을 보았을까 싶어 떠나는 길에 다시 한 번 그가 있는 곳을 향해 다시 한 번 소리를 질러보았다. 나는 당신이 없단 생각만 들면 온 몸에 전기가 짜릿해진다고. 그러니 부탁인데 오늘 꿈에라도 한 번 나와달라고. 그러면 오느라 고생 많았다고 내가 술상 건드러지게 차려놓을테니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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