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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ersonal

2011년 04월 04일



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몹시 증오하는 새끼가 하나 있다. 그 새끼는 나를 괴롭게 한 것도 모자라, 내가 아끼던 친구를 아주 병신으로 만들어 놓았다. 그 새끼가 나와 그 친구에게 한 짓을 생각만 하면 아직도 몰려오던 잠이 번쩍 깨어지곤 한다.

그런 아주 엿같은 새끼에게서 한 2주 전쯤 전화가 왔었다. 다 용서해달랜다.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 버린 그 친구에겐 이제 더 이상 아무 말도 할 수 없지만, 나에게만이라도 용서를 구하고 싶댄다. 어떻게 하면 자기를 용서해주겠냔다. 바빠서 그러니 나중에 전화하란 식으로 끊었다. 사실 별로 할 말도 없었다. 결국 지 신세가 신세인 지라 더 이상의 전화는 없었다.

그러더니만 며칠 전에 우리 집 앞으로 편지가 오더라. 그 새끼가 보낸 것이었다. 편지지 3장 정도의 분량의 그 글은 앞서 전화에서보다 더 필사적이었다. 지금 너무나도 후회하고 있다, 내 죄 때문에 여러 사람이 다친 것이 너무 슬프다, 용서를 받을 수만 있다면 뭐든 하겠다, 한 번만 기회를 더 달라. 이런 호소로만 글을 꽉 채워넣었다.

근데 그런 구구절절한 전화통화를 받고, 편지를 읽었음에도 이 새끼에 대한 화가 전혀 풀리지가 않는다. 이 일이 내 친구를 어떻게 만들었는가. 나는 또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가. 그것만 생각하면 난 도저히 아량이란 걸 베풀어 줄 수가 없다. 날 보고 쫌생이라고 욕해도 상관없다. (사실 이 모든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날 쫌생이라고 욕할 수가 없을 것이다.) 그 새끼가 그 친구에게 가했던 폭력과 만용은 인간 이하의 것이었으니깐. 물론 내가 제일 큰 죄인이다. 하지만 나만큼이나 쓰레기 같았던 이 새끼를 그깟 전화 한 통, 편지 한 부로 눈 감아줘버린다면 그 친구는 얼마나 원통해할까.

버로우 실컷 타더니만 이제 와서 용서를 구하겠다고? 뭘 어떻게 해야 용서해주겠냐고? 그냥 뒤져버려. 지금 당장 니가 혀 깨물고 그 차디찬 독방 속에서 자살을 한다해도 난 지금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것 같으니깐 그렇게 해버려. 그렇게 하면 내가 용서란 걸 한 번 생각은 해볼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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